곡성은 변방이고 작은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빛나는 훌륭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고장입니다.

풍수지리 원조로 알려진 신비의 고승인 도선국사는 태안사가 배출한 인물입니다.
혼돈의 고려를 안정시킨 한림학사 조통선생은 옥과현 약천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조선의 개국공신 마천목 장군은 곡성에서 자랐고, 곡성에서 죽은 곡성의 영웅입니다.
자신을 희생하여 호남을 살린 임란 최초의 의병장 유팽로는 옥과면 합강사람입니다.
옥과의 선비 이수정 선생은 최초로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한 기독교 선각자입니다.
청화선사와 조태일 시인도 큰 족적을 남긴 시대의 선구자라고 말할 수 있어요.

고려개국공신 신숭겸 장군도 빛나는 곡성의 영웅입니다.
신숭겸 장군이 탄생한 용산재를 찾아서 삶을 더듬어 보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 신숭겸 장군의 탄생지에 세워진 용산재

곡성 청년 능산이 청년기를 보내던 889년, 신라는 급격하게 무너져내립니다.
견훤은 후백제를, 궁예가 태봉을 세우면서 한반도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구산선문(九山禪門) 동리산파의 근거지 태안사는 변혁의 용광로였습니다.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활발한 인적 교류가 있었습니다.
무예에 남다른 자질을 타고난 능산에게는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회였어요.
훌륭한 학자이자 강원도 춘천의 유력한 호족인 박유의 휘하로 들어가
더많이배우고 익혔습니다.
주군인 박유가 태봉국의 신하가 되면서 능산도 기마대 장수가 되어
군권을 관장하는 송악 태수 왕건 밑으로 들어갑니다.
능산은 나주 정벌을 비롯한 각종 전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왕건이 가장 총애하는 무장으로 떠오릅니다.

​미륵의 현신을 자처하며 승승장구하던 궁예는 어느 순간부터 폭군으로 돌변하여
신하는 물론 처자식까지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이에 신숭겸 등은 궁예를 몰아내고 왕건을 왕으로 추대하여 고려가 창건되었습니다.
왕건은 성과 이름을 하사하며 공을 치하하였습니다.
능산에게는 '평산'을 본관으로 하는 '신씨' 성과 숭겸이라는 이름을 내려줍니다.
세력 확장에 나선 고려와 후백제가 진검 승부를 펼칩니다.
고려는 신라와 힘을 합쳐 후백제의 중요한 거점인 대아성을 비롯한
여러개의 성을 함락하며 사정없이 밀어 붙힙니다.
위기감을 느낀 후백제는 서라벌을 급습하여 경애왕을 살해하고
고려의 반격에 대비하여 공산성으로 물러납니다.

고려는 먼저 1만의 대군을 신라로 파병하고 왕건이 친히 최정예 기병 5천을 이끌고 출정합니다.
공산에서 조우한 후백제군을 몰아붙히며 승기를 잡습니다.
후백제군은 정면 대결을 피하면서 매복과 기습공격으로 고려군을 괴롭힙니다.
발끈한 왕건은 최선봉에 서서 돌격합니다.
동수 지역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나타난 대군까지 합세하여 공격을 퍼붓자
고려군은 팔공산 협소한 골짜기로 밀려서 들어가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위가 구르고 화살이 비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고려군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왕건은 꼼짝 없이 죽을 운명에 처했습니다.

이때 신숭겸이 왕건의 황금 갑옷을 입고 전차에 올라타 적진으로 돌진하는 사이
왕건은 구사일생 목숨을 건지고 신숭겸은 장렬하게 전사합니다.
여기서 왕건이 죽었다면 우리나라의 역사는 완전히 바뀌었겠지요.
왕건은 국왕에 준하는 격식을 갖추어 성대하게 신숭겸의 장례를 치러줍니다.
신숭겸의 묘는 춘천에 있습니다.
봉분이 세 개인 이유는 시신과 함께 황금으로 만든 목을 묻어주었기 때문에
도굴을 방지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고려 왕조는 대를 이어 신숭겸을 추앙하였고 조선에 들어와서도 충신의 화신으로 삼았습니다.
고향인 곡성에 덕양서원을 세우고 신숭겸 장군을 기리는 한편
후손들이 뜻을 모아 고향인 곡성군 목사동면 구룡마을에
신숭겸 장군을 기리는 사당인 용산재를 세웠습니다.
용산재에는 영정을 모신 사당과 비각과 태묘를 상징하는 용산단
그리고 신숭겸 장군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가을에는 특히 경치가 좋은 곳이라 꼭 다녀오세요.


​● 신숭겸 장군 용산재와 함께하는 여행 추천코스
용산재-> 대황강 출렁다리 -> 태안사

● 관련해서 가볼만한 곳
- 덕양서원
- 마천목 장군 묘역